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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성교육 동화를요.......
권성원멘토 2020.06.18 15:23조회 2967

엄마의 행복한 독서를 응원합니다.

 

서점에 가서 직접 책도 찾아보시는 등 아이의 끊임없는 질문에 부응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하신 점에 먼저 경의를 표합니다.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우리는 아이가 밥을 잘 먹는지, 잠을 잘 자는지의 기본적인 생활 습관부터 크고 작은 다양한 현상들을 접하고 종종 고민에 빠집니다. 그래서 아이 키우는 건 쉽지 않으며, 육아는 끝이 없다는 말이 나오지요. 아이의 귀여운 호기심에 연신 답을 해줬더니,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를 당황하게 하는 질문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늘 답해주는 엄마라면,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똑똑 박사라고 여기는 시기기도 하지요. 이 때, ~황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지금부터 알려 드리겠습니다.

 

성교육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 바로 실천하세요.

 

요즘 아이들 대상의 성교육 책은 기존에 접했던 이론 위주의 문제점들을 지양하고, 추상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인 것으로 실생활에 일어날 수 있는 생생한 스토리 위주의 그림이 많이 들어갑니다. 성교육은 더 이상 주입식 공부가 아닙니다. 그리고 피해예방만을 위한 수동적인 성폭력예방교육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성에 대한 인지를 하나씩 심어가는 능동적인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게 자연스레 성장하는 동안 스며드는 성인지감수성이며, 바로 아이의 인성이 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부터 가르쳐야 하나?’

 

21세기 시대에 더 이상 20세기의 교육이 의미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불거지는 n번방과 같은 디지털 성폭력의 가해, 피해 연령이 점차 낮아졌다는 사실에 우리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됩니다. 우리는 그루밍성범죄’, ‘리벤지 포르노’, ‘몰카등 성폭력의 종류의 다양성과 범죄의 치밀함에 치를 떨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부터 가르쳐야 하나?’ 바로 그 고민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고민을 하다가, 육아만으로도 바쁘고 지치는 일상으로 인해 에 대한 고민이 잠시 밀려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랬듯이, 우리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성적인 존재이며, 어린 시절의 성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내 아이를 위한 성교육 동화책을 보러 갔다가, 적나라하게 벗은 몸, 사랑의 행위, 임신, 출산의 과정, 성폭력의 장면 등이 상세하게 그려진 성교육 동화를 접한다면, 우리는 그 수위에 화들짝 놀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받았던 성교육을 떠올려 보세요. 학교 강당에 모여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정도로 그치고, 여학생에게 강조했던 <가정>이라는 과목에서는 성기의 명칭과 각 구조, 기능에 대해 문항별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세세한 명칭과 기능을 외우는 것이 성교육이 아닙니다. 정자, 난자, 생리주기, 임신, 출산뿐만 아니라, 자위, 사정, 생리(생리통, 생리불순 등)에 대한 실제 성에 대한 것들을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정만 해도 발기, 몽정, 유정, 에티켓, 배려 등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가세요. 기술, 가정 교과로 남녀 차이를 둔 교육이 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성을 말하는 젠더에 대한 고민과 성에 대한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시대입니다. 성은 더 이상 은밀한 것이 아닙니다.

 

내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나요?

 

저는 단체 부모 성교육뿐만 아니라, 아이들 대상으로의 개인, 그룹별 성교육을 많이 진행하기에 다양한 사례가 많습니다. 하나의 질문이 떠오르는군요.

어느 날, 책을 많이 보는 영리한 5학년 남학생이 제게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런 질문을 해도 될 런지 모르겠는데요. 학교 보건 시간에 많이 들어서 정자, 난자가 만나야 임신이 되는 건 확실히 알겠어요. 그런데, 둘은 도대체 어떻게 만나는 거예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 방법(?)외에는 만나는 방법이 없는 건가요?”

아이들의 성관계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임신율이 늘어나는 것은 실질적인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아서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질문을 참 좋아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어른 역시 성장해 가는 거니깐요. 세상에 이상하고 부끄러운 질문은 없습니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더 부끄러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자와 난자의 생존 기간, 정자가 열에 약하다는 것, 그래서 고환이 신체 밖으로 나와 있다는 것. 난임, 인공수정, 엄마, 아빠가 너를 기다렸던 소중한 시간, 엄마, 아빠의 사랑 속에서 네가 태어났다는 것, 그래서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른다는 것, 아이의 질문에 주고받을 수 있는 얘기들이 넘쳐납니다. 더 이상 아이에게 부모의 성관계는 이상한 상상력을 유발하는 호기심 요소가 아닙니다. 아이의 질문이 해소되어 끄덕여지는 고개와 미소에 보람을 느끼는 것, 아이들의 고민이 해결되고 변화되는 모습들이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그런 역할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황스러운 질문에도 아이를 혼내거나 언짢은 표정을 짓지 마세요. 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이는 질문이 외면되는 순간들이 늘어나면, 어느 순간부터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내 아이가 질문하는 시간을 즐거운 소통의 시간으로 가지세요. 내가 아이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것에, 어깨에 힘을 좀 주셔도 좋을 듯합니다.^^

 

성교육 동화,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읽어줘야 할까요?

 

많은 분들의 자녀들에게 연령별 필독서처럼 일컬어지는 도서의 종류가 많습니다. 성교육 역시 다양하며,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아이의 신체 발달과 호기심 정도, 정서 발달을 먼저 체크해 보세요. 아이에게 과한 글밥보다는 그림이 있는 책이 좋습니다. 아이의 관심 정도에 따라 다른 주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린이집 여자 친구에게 관심을 가진다면, 몸에 대한 경계와 존중에 대한 책이 좋습니다. 좋아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것.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 또 그 반대의 경우도 함께 얘기해 주세요.

둘째,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책을 펼쳐보며,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성교육 그림책과 어머니께서 마음에 드신 책을 먼저 한 권씩 골라 보세요. 더 고르셔도 좋습니다. 이 때, 주의할 사항은 성인지감수성을 저해하거나 오기된 책이 있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성교육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의 감수를 받은 책으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성교육은 전집보다는 각기 다른 주제나 동일 주제라고 해도 작가에 따라 그림, 글이 다르게 연출된 단행본이 좋습니다. 아이가 싫증을 느끼지 않으며, 설렘과 새로운 느낌으로 책을 대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넷째, 한 권의 책에 많은 내용이 담겨있는 것보다 몸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책, 몸에 대한 경계·존중·책임·배려 등 다양한 핵심 주제를 가진 책들을 여러 권 구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양육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양육도서를 자주 꺼내 보는 것처럼, 아이가 궁금해 하는 순간이나 이상 행동을 보일 때, 주제별로 꺼내 여러 번 읽어주실 수 있어 좋습니다.

 

어떤 책을 고르느냐보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읽어주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성교육 도서는 아이에게 읽기를 권장하기보다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훈육 뒤에 읽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기분이 좋을 때, 좋은 책으로 다가가게 해 주세요.

6살이면,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입니다. 제법 많은 어휘들을 배워가며 구사하기 때문에, 더 많이 알고, 말하고 싶어합니다. 아이가 책을 대하는 느낌,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을 때의 분위기 등이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처럼, 아이에게 애착이 가는 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희 쌍둥이도 영유아 시절, <사과가 쿵>,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란 책을 밥을 먹을 때도 매일 안고, 잘 때도 머리맡에 뒀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동화를 읽을 때, 머리 아프거나 힘들어하지 않는 것처럼, 성교육 책도 즐겁게 읽혀져야 합니다. 외우지 않아도 동화 속 이야기들을 기억하는 것처럼, 그렇게 스며들어 가게 해 주세요. 예를 들어, 임신·출산 과정의 책 속에서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의 태명, 아이의 태동에 대한 추억, 엄마가 먹고 싶었던 음식, 세상에 네가 나왔을 때의 경이로웠던 순간과 환희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성은 그렇게 기다리고, 설레는 소중한 순간 속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가르쳐 주세요. 그게 아이가 만나는 수많은 관계 속으로도 이어집니다.

 


 

[원본글]

안녕하세요. 호기심 많은 6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성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느는지 요즘들어 질문이 늘고 있어요.

때로는 어떻게 대답해줘야할지 난감하기도 하고, 머릿 속으로 여러 가지 답변을 떠올리기도 하는데요

성교육 동화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점에 가서 동화책을 좀 살펴봤는데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세한 묘사와 표현이 있는 동화책도 있어서 유아 수준에서 성 교육을 위한 동화책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갖고 고르면 좋을지,구입한 동화를 아이에게 읽어줄 때는 내용만 쭈욱 읽어주면 되는 건지, 그림에 대한 설명까지도 더 해 줘야하는건지 가늠이 안 되네요. 전문가분의 도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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