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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자녀들은 왜 부모를 구박할까?
부모공감2014.11.28조회 5592





“엄마, 엄마도 좀 꾸미고 다녀. 왜 그렇게 뚱뚱해?”

“뭐?”

“다른 엄마들은 날씬하고 예쁜데, 엄마는 왜 관리를 못해?”

“헐렁한 옷 입어서 가리려고만 하지 말고 엄마도 살 좀 빼!!”

   

십대 자녀들은 당신의 결점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때로 몸서리 쳐질 정도로 신랄하게 이를 지적하고 구박한다. 틀린 말도 아니다.

‘나도 내가 살 찐 것이 속상하고, 옷으로 가려보려고 하지만 맘에 들지도 않고.. 뭔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이런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공격하는 말이다.

어렸을 적 아이들에게 부모는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이었다. 아빠는 아이가 할 수 없는 걸 해주는 힘센 슈퍼맨이고 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걸 다 해결해 주는 원더우먼이었다.

  

이런 아이들이 왜 부모를 비난하기 시작할까?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사춘기는 스스로 독립하고 어른이 되기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십대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이 완벽함과는 동 떨어져 있음을 느낀다. ‘나도 이제 곧 어른이 되어 스스로를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데, 지식도 부족하고 능력도 없고 자신을 잘 통제하지도 못한다. 

이런 내가 이 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잠깐, 어른들도 사실 그렇게 완벽하진 않을 거야. 엄마 아빠도 나처럼 참을성도 없고, 통제도 안 되고 모르는 것도 많고... 아마도 어른이 된다는 게 완벽해지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닌가 보다.. 그렇다면, 나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완벽한 어른을 대표했던 부모님의 단점을 발견하는 것이 위로가 될 수 있고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부모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십대 자녀들에게 부모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자신의 부족함을 부인하고 방어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아이를 비난하기 보다는 부모 자신의 결점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말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대답이다.

   

엄마의 살찐 모습을 비난한 아이에게,

“너 누가 그렇게 건방지게 말하래? 밖에 나가서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들한테도 그렇게 말할 거야? 다른 사람들이 너한테 그렇게 말하면 너 기분이 어떻겠어?”라는 부모의 대답에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엄마도 자신의 결점을 잘 다루지 못하는 구나... 내가 엄마의 문제점을 지적하니까 화나고 당황스러워서 나를 공격하는 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뭐가 건방져? 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엄마 그 옷 입은 거 정말 이상해 보여!! 나 아니면 누가 엄마한테 그런 거 얘기해 주겠어!!” 라며 비난의 강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

더 좋은 대답은, “그래... 엄마도 요즘은 자꾸 살이 쪄서 고민이야. 헐렁하게 맞춰 입었는데, 아닌가 보다.. 이제 정말로 운동을 시작해야겠어. 우리 수민이도 엄마랑 같이 운동할래?”

   

이런 엄마의 반응이 아이가 엄마를 무시하게 만들까? 절대 아니다. 엄마는 솔직했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노력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보다 어른스런 모습이다. 결점 없이 완벽한 것 보다 부족한 자신을 인정하고 아이의 조언까지도 고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더 좋은 어른의 모델이다.

   

십대들도 물론 부모님들이 유능하길 바란다. 하지만 ‘어른은 완벽해야해’라는 태도는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모 자녀 간 방어와 비난의 강도를 높일 뿐이다. 그 보다는 부모도 때로는 겁나고 잘 잊어 먹고 부족함 투성인 자신을 편안한 마음으로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용기 있고 유능한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정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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