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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 교수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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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형제자매간에 싸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부모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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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8 13:15

십대 형제자매가 싸울 땐,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싸움이 너무 격해지거나 심각해보일 때 아이들을 떼어 놓고 싸움을 중단시킬 필요는 있다. 하지만 아이들 간의 싸움을 부모가 중재하거나 심판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엄마, 수빈이가 내 옷 몰래 입고 옷장에 구겨 박아서 옷이 망가졌어!”

“내가 안 그랬어! 자기가 망가뜨려 놓고 나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

“거짓말이야. 얘는 매일 내 것만 몰래 쓴다고!”

“아니야! 언니가 자기 것 절대 못쓰게 하는데 어떻게 써?”

     

이런 자매들의 논쟁에 엄마가 끼어드는 순간, 그리고 자매 중 한명의 편을 드는 순간, 엄마는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만! 수빈아, 수정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명씩 잘 얘기해봐. 수정이 먼저 얘기해봐라. 수빈이는 수정이 언니 얘기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생각해보자.” 엄마는 현명한 판사가 되길 희망하며 아이들에게 ‘공평’한 판결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엄마! 엄마! 수정이 언니 말 듣지 마. 나 안 그랬어.”

“너 왜 거짓말해? 너 나한테 맞아볼래?”

“엄마, 엄마! 이것 봐. 언니가 나 때린데.”

 


 

어느 순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이 될 것이다. 왜 그럴까? 부모가 자녀들의 싸움에 끼어드는 순간 문제의 핵심은 완전히 딴 방향으로 바뀐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누구 편일까? 귀여워하고 예뻐하는 막내 편일까? 착하고 듬직하다면서 믿던 언니 편일까? 언니의 멋진 옷을 누가 망가뜨렸는지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엄마의 인정과 사랑을 누가 독차지하는지가 훨씬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두 아이들이 모두 만족할만한 공정한 판결이란 이 세상에 없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싸움의 내용을 듣지 않고 해결의 숙제를 아이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엄마는 듣고 싶지 않아. 너희 둘끼리 해결해봐라.”

 

한 아이가 “엄마, 언니가 자기 옷 한 번만 더 건드리면 나 가만 안둔데. 나 어떻게 해?” 이렇게 엄마의 도움을 호소할 때도, “아휴, 그거 참 큰 문제네.” 또는, “아이고, 너 어떻게 하면 좋으니?” 정도로 얘기하는 것이 낫다. 이런 반응은 아이들의 싸움 공식에서 엄마의 입장이나 엄마가 아이 중 누구를 더 사랑하는지와 같은 쓸데없는 요인이 혼입되지 않도록 해줄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을 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단지 아이들은 자신들의 싸움을 부모가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배울 뿐이다. 그리고 싸움이 있을 때마다 내 편이 되어 달라고 엄마와 아빠에게 달려오는 것을 멈출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부모는 자신이 개입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싸움을 해결하고 다른 사람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지를 걱정하게 된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모범적인 갈등 해결방식을 가르치고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간관계의 기술은 실제 경험을 통해서 길러진다. 아주 심각해지는 경우에만 개입할 부모가 있는, 가정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형제자매간의 논쟁과 협박, 그리고 타협의 연습은 그 무엇보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회적 유능함을 키우는 경험이 될 것이다.

 

 

[출처] 아이를 키우는 행복한 잔소리 (정윤경. 담소)

[알림] 본 칼럼은 '아이를 키우는 행복한 잔소리' 도서 내용을 편집한 것으로 그 내용과 길이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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