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머님께서 써 주신 원본글을 보니 현재 자녀분이 보이는 행동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연령대에서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1.먼저 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까요?

그림책은 다른 책과는 달리 말 그대로 '그림+글'로 이루어진 책이며, 그림책의 그림 또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림을 읽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상상을 더해가며 이야기를 이해합니다.

아직 글 읽기가 능숙하지 않거나, 부담을 느끼는 아이의 경우,

재미있게 그림책을 읽어나가는 중에 부모님께서 책 속의 글자를 읽지 않는 것을 지적하거나,

각 페이지의 있는 글자들은 한 자, 한 자 빠뜨림 없이 읽어나가기를 강요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림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2.​ 다음으로 유아기 발달과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까요?

유아기는 아이들의 경험이 늘어나면서 주도성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좀 서툴더라도, 좀 더디더라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무언가를 경험하고 성취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부모님이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느냐, 재미없게 읽어주느냐 등의 이유와 큰 관계 없이

그저 혼자서 그림책을 읽는 경험을 갖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억지로 읽어주려 하지 않으신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시기에 아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시도하려 할 때,

그것이 안전상 위험하거나, 건강을 헤칠 수 있거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조금 뒤로 물러서서 그 상황을 지켜봐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림책을 볼 때 '글자도 같이 읽어야 해' 등의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보다,

글자를 같이 읽으면 좋은 점, 그림책에 글자가 있는 '이유 등을 설명해 주는 느낌'으로 접근해 가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3. 그림책 속 그림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책을 추천해 주세요.

그림책이 가진 매력은 참 많습니다.

아이가 그림책 속 그림에 관심이 많다면, 이왕이면 좋은 자극과 상상거리가 듬뿍 담긴 그림책을 선택하여

제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1) 다양한 상상을 자극하는 글자 없는 그림책

글자 없는 그림책으로 유명한 국·내외 작가의 책을 소개합니다.

- 국외) 글자 없는 그림책의 대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위즈너' 작가의 그림책 : 「시간상자」,「구름공항」,「자유낙하」등

- 국내)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파도야 놀자」,「선」,「그림자놀이」,「동물원」,「거울속으로」등

           '류재수' 작가의 그림책 :「노란 우산」  

2) 예술적인 표현기법이 담긴 그림책

-  특유의 아름답고 화려한 콜라주 기법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에릭 칼' 작가의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아주 바쁜 거미」,「아빠 해마 이야기」등

3) 그림 속에 재미요소가 담긴 그림책

- 유연하고 정밀한 그림, 기발한 상상력을 담은 그림책으로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그림책 : 「거울속으로」,「터널」,「돼지책」,「고릴라」,「미술관에 간 윌리」등

앤서니 브라운은 '아이와 그림책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책을 자세히 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림책에 숨어 있는 많은 이야기를 찾아내고 아이와 하는 상호작용, 그림 속의 인물은 어떤 기분일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지, 그림책 속에 어떤 재미있는 상징들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시면 더 좋습니다.

그림책 속 글자 읽기는 어느 순간 아이가 그림책 속 글자에 관심을 보이며 읽으려고 하는 순간을 포착하시게 되면

서서히 시작해보셔도 결코 늦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유아기 독서교육 시 부모님께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아이가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 '아이의 흥미가 지속적으로 책 속에 머물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원본글]

안녕하세요. 아이가 5살이 되도록 그림책의 그림만 휙휙 보고 넘겨버려요. 제가 옆에서 좀 읽어주려고 하면 싫다고 자기 혼자 읽겠다고 책을 가져가버려요ㅠㅠ 제가 읽어주는 책이 재미가 없는 건지 ㅠㅠ 억지로 읽어주려하면 더 안좋아질 것 같아 일단 두고는 보고 있지만 이제 슬슬 그림책의 글자도 읽도록 해야하지 않나 조바심이 들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