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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33개월 남아입니다.
김은미멘토 2020.04.26 21:35조회 2135

안녕하세요? 어머님.

어머님의 속상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아빠와 아이와의 갈등, 또 어머님과 남편분과의 갈등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제가 몇 줄 말씀드리는 것이 남편부의 행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개인적인 의견을 몇 가지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어릴 적부터 아이에게 예의를 가르치는 데 집중하시는 편이 많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는 집중하지 않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만을 가르치는 경우에 아이는 아이의 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라 처음에는 부모가 하라니깐 하다가 나중에는 내가 왜 이해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으로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로 인해 자신이 뭔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되거나 억지로 뭔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감정이 계속적으로 올라오는데 이런 것들이 흐르지 못하고 쌓이면 결국은 폭발하기 때문입니다.

이 나이 때 칭얼거린다는 것은 아이가 뭔가 불편함이 있고, 이걸 어떻게 해소할지를 몰라 도움을 요청한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님이 소리를 지르게 된다면 아이는 어떤 감정일까요? 불안하고 슬프고, 억울하고, 무섭고, 좌절하고......

 

특히 아버님은 아이에게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소리 지르면서 훈육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이는 과연 이런 여러 감정들을 갖고 무엇을 배우고 어떤 예의를 배우고 있을지 자못 의아해집니다. 아버님은 과연 아이가 어떤 감정일지 이해하고 계실까요? 예전에는 남자 아이를 키울 때 남자는 우는 게 아니다’ ‘남자는 강하게 키워야 한다라는 것을 믿으며 혼내면서 키우기도 했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하나 간과한 것은 남자들도 모두 기질적으로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나때는 이렇게 컸는데 라고 하는 것은 이런 기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겨나는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 남편분도 이런 부분이 있는 건 아니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아이는 이런 불편한 감정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아버지가 없을 때 부적절한 행동들로 드러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나이 때의 아이가 말을 안 들으려고 하거나 칭얼대거나 하는 것들은 극히 정상적인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이 나이 때는 잠잘 때 악몽을 꾸거나 해서 자고 나서 일어날 때 칭얼거리기도 많이 하는 데 이 마저 소리를 지르게 되면 아이는 안정감을 취하지 못하고 극한 불안에 쌓이게 됩니다. 어른들도 악몽을 꾸거나 잠자리가 불편하면 놀라서 깨어나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울기도 합니다. 극히 불안한 상황에서 아이는 자신을 보호해줄 보호자를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때 부모가 소리를 지르게 되면 아이에게 더 극한 불안을 유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발달과정상에서 아이는 무조건 부모의 사랑을 확신해야 합니다. 부부지간에도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면 알지 못해서 힘들고 심적인 고통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의 경우 그 고통이 더 심해지게 됩니다. 고통받는 아이는 정서나 두뇌, 사회적 발달이 제대로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불편함을 드러낼 때 소리내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어떻게 소리를 내면 좋을지를 알려주시는 것이 훈육입니다.

아버님이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소리를 내지마’ ‘울지마라고 하면 그게 아이가 제대로 알아들을 까요? 오히려 짜증이 날 때는 소리지르는 것을 가르칠 수 밖에 없습니다.

 

위의 글에서는 아이가 아빠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소리를 지르는 누군가를 우리는 좋아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부모교육에서 왔던 한 어머님이 어렸을 때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엄마의 기분을 살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분이 안좋아보이면 어딘가 숨어버려야 하고, 기분이 좋아보이면 이때 이것저것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고. 그러면서 평생 불안에 쌓여 살아왔다고 한참 우셨답니다.

다행히 아이 곁에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봐주고 계시는 어머님이 계시네요, 누군가 우리의 힘든 마음을 들어주면 그렇게 눈물이 납니다. 아이도 그런거겠죠? 어머님이 참 잘해주시고 계신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계셔야 힘이 납니다. 그래야 아이도 힘을 내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됩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어릴적에는 그저 순종하고 말잘 듣는 아이를 꿈꾸는 부모님들이 많은 데 이렇게 클 경우,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내지 못하고 의존적이거나 친구들에게 끌려다니게 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왜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냐고 아이에게 비난을 많이 하십니다. 아이가 제소리를 내고 있을 때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면 아이는 결국 커서도 제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얼마나 불편한지 감정을 들어주시고, 어떻게 아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할 지를 차분하게 가르치며 아이가 배우게끔 기다려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부모자녀관계 검사도 진행하고 있으니 남편분과 아이의 관계, 어머님과 아이의 관계 검사를 한번 해보시고, 아이와의 관계가 과연 부모님이 생각하고 있는 것만큼 친밀감이 있는지 아이는 안전감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여깁니다.

주변에 아버지교실이나 부모교육 참가도 권해드리며 혹시 아이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다고 여겨지는 분이 남편분과 대화를 해보게 하는 것도 좋을 거라 여겨집니다.

아이와 남편 사이에서 어머님이 힘이 드시겠지만 자신을 믿고 아이를 위한 길은 무엇인지 남편분과 이야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원본글]

아빠가 (훈육) 잘못하면 어릴때부터 바로 잡아줘야 한다면서 조금만 칭얼대거나 말을 안 들으려고 하면 엄청 큰 소리로 혼을 냅니다.
아이가 선잠을 자고 일어나서 뭔가 짜증났는지 칭얼 거리는데 금방 그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막 화를내며 소리를 지르고, 조금만 소리를 크게내도 화를 내며 혼냅니다.
그럼 아이는 바로 뚝 그치는데... 옆에서 보기에 너무 한다 싶을 정도 입니다.
아이가 눈물도 억지로 참고 눈치보는게 너무 보여요.
혼나고나서 제가 방에 데리고 들어가 우리♡♡이가 그래서 그렇게 행동한게 아닌데 아빠가 갑자기 막 소리질러서 속상했지? 그러면, 그때서야 응 그러면서 엄청 억울하고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아빠가 아이를 엄청 사랑하는데.. 저는 방법이 조금 잘못 된 것 같기도한데... 본인이 맞다며.. 제가 혼을 안 내서 그러는거라며 본인이 계속 큰 소리로 아주 무섭게 화를 내네요...
그런데도 아이는 아빠를 좋아해요.. 근데 이게 진짜 좋아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말을 잘 못합니다. 그래서 표현을 못하는건지...
신랑하고 진지하게 얘기하려고 하면 계속 싸움만 되네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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