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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인성]  엄마는 사랑을 주었는데 아이는 사랑받지 못했다?

이해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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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2 21:08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떨리고 가슴 벅차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데 아이는 벌써 자라 

엄마와 대화를 하고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는 스스로의 마음과 정신이 쑥쑥 자라나는 것을 느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대화와 소통이 언제나

술술 풀리는 것은 아닌 듯 하네요.

아니 오히려 너무나 많은 양육자들이

아이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양육자들은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지만

잘못된 소통의 방식 때문에 그 사랑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엄마는 충분히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자신이 결핍속에 자라났다고 생각하게 되는

아이러니 하고도 가슴 아픈 상황들은

많은 경우 "잘못된 소통" 때문에 벌어지는 결과입니다.

 

소통에는 두 가지 차원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내용적 소통이고

또 하나는 관계적 소통이지요.

 

시험이 끝난 아이가 어깨가 쳐진 상태로 집에 들어옵니다.

엄마들은 아이에게 이렇게 묻지요.

"시험 잘 봤니?"

이 질문은,

내용적 차원에서는 말 그대로 시험 문제를 실력을 다해 풀었는지를 묻는 것이지요.

하지만 관계적 차원에서는

훨씬 더 복잡한 의미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 중간고사를 망쳤던 아이가 

이번에도 시험을 엉망으로 치고 왔으면 어쩌나 하는

엄마의 불안한 마음이 담겨 있는 질문일 수 있습니다.

이 아이가 시험을 못 봤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의미로 하는 질문일 수 있다는 거지요.

 

시험기간인데도 공부를 안 하고 탱자탱자 놀기만 하더니

니가 시험을 잘 봤겠니? 하는 비난이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엄마는 '니가 그렇게 공부 안하고도 시험점수가 잘 나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속으로 비아냥 거리고 있는 거지요.

 

어쩌면 엄마는 아이를 격려하고 염려하는 의미로 이 말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에고 ! 우리 딸 시험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꼬' 하는 마음이죠.

 

아이가 하는 말도 마찬가지예요.

'엄마랑은 말이 안 통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사춘기 아이의 이 말 속에는

복잡한 관계적 의미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거지요.

내용적 의미는 엄마가 내 말의 뜻을 못 알아 듣는다는 거지만

관계적 의미는 좀 다릅니다.

'엄마! 제발 날 좀 이해해줘!!'

'엄마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엄마가 너무나 필요해...'

이런 속내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아이가 어느 날 '엄마 ! 나 공부하기 싫어!' 라고 선언한다면

그 말은,

" 엄마 ! 나는 공부를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되요!"

" 노력해도 결과가 안 나와서 속이 상해요!"

"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답답하고 두려워요!"

이런 마음들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아이의 말과 행동이 가지는 표면적 의미에 집중하기보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감정을 이해해 주는

관계적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시길 바랍니다.

 

전후 사정을 모르고 행동을 나무라기 시작하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게 되지요.

마음 깊이에 있는 아이의 속내를 읽어주지 못하고

말의 겉모양만을 꼬투리 잡게 되면

아이와의 건강한 소통은 바랄 수 없게 되는 거구요.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 아이에게 전달되려면

아이와 마음의 소통을 할 수 있는

진심어린 노력이 필요할 거 같아요.

 

고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이런 귀절이 있어요.

"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 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 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 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 입니다."

 

어쩌면 엄마가 아이를 위해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는

아이의 마음을 살짝 두드려 열고,

아이의 작은 숨에 공감해주면서,

그 아이와 같은 입장에 서고자 하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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